Melancho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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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이 치욕스러울 정도로 인간의 치부를 드러낸다거나 -[도그빌], 끔찍한 이미지들로 괴롭힌다거나 -[안티 크라이스트]
하는 이유로 라스폰트리에 영화가 끝나면 찝찝하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번에도 단단히 마음을 먹고 필요한 정도의 부담을 가지고 전쟁터에 입성하는 것 처럼 극장에 들어가 앉았는데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흥미롭게 영화를 즐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후반엔 긴장이 탁 풀려 마지막 장면에 설렐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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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폰트리에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고 있단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수수께끼 같던 [안티 크라이스트] 의 텍스트들이 이제야 읽히는 기분이다 종교니 여성성이니 하던 해석들이 와닿지 않았는데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화가의 난장판이 돼 버린 캔버스라고 생각하니 말이 된다
[멜랑콜리아] 도 같은 상황에 놓여진 영화라면 왠지 그 지독한 우울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캔버스를 찢듯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이 영화에 와서 좀 더 차분해지고 낙관적으로 보여진다
저스틴이 감독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라면 좋겠다 마법의 동굴에서 안전한 저스틴이라면 좋겠다
이제와 [안티 크라이스트] 를 제대로 보니 감독에 대한 연민이 마구 솟는다
그리고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어’ 라는 메시지를 [멜랑콜리아] 로 받은 지금 안심이 된다 마음이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