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31, 2013
        샤말란 필모에서 가장 좋아하는 세 편, [식스센스] [싸인] [빌리지] 를 다시 봤다.
        그는 ‘보는 눈’이 있다. 누구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야 재밌는지, 카메라의 눈을 어디에 두어야 더 흥미로워지는지를 안다. 비틀어 볼 줄 아는 눈이 결국 기가 막힌 반전을 만들어 내지만 그의 영화는 마지막 반전을 향해서 내달리는 이야기가 아니다. 초반부가 결말의 소품이 되는 싸구려 구성이 아니다. [식스센스] 가 훌륭한 반전의 힘을 가진다고 해서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로 한줄요약이 되는 이야기였던가.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 아니었다면 그저그런 이야기로 몰락해버리는 허접한 영화였던가. 샤말란은 반전왕이 아니라 이야기꾼이다. 그의 영화에서 반전을 싹 지워내버린들 이야기는 힘을 잃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 제발 샤말란을 얘기할 때 ‘반전’은 그만 끄집어내도록 하자. [애프터 어스] 보고 와서 반전이 없네 어쩌구저쩌구 하지 좀 말자. 제발 쫌! 
        난 [빌리지] 가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좋으니까 볼수록 이쁘다. 카메라 워킹 하나하나 조명 하나하나 전부 다 맘에 쏙 든다. 그의 필모에서 가장 우아한 몸짓을 가진 영화이고, 미스터리 드라마로 구분되는 모든 영화로 범위를 넓혀도 이토록 우아한 영화는 찾기 힘들거다. 아이비와 루셔스가 손을 잡는 장면이 두 번 나오는데 마치 두 배우가 춤을 추는 것 같다. 말해 뭐해, 이건 봐야 안다. 와킨 피닉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시고니 위버, 애드리언 브로디 등의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합도 좋고 샤말란과 꾸준히 작업해온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도 유독 좋다. 이 영화에도 역시 반전은 있으나 이야기의 한 갈래 정도로만 다루고 있는 여유도 맘에 들고 모든 캐릭터의 행동에 이유가 있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다. 이게 당연한 것 같아도 이 간단한 규칙 하나 제대로 못 지키는 이야기들이 많거든.
        ’모든 것엔 이유가 있다.’는 [싸인] 의 주제가 되기도 하는데 이 영화는 외계인이 등장하는 미스터리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믿음을 잃었던 목사가 다시 사제복을 입기까지의 신앙의 성장영화다. 최후의 만찬을 차려놓고 죽게 될까봐 무서워 엉엉 우는 목사의 이야기다. 인도 청년이 개신교 목사를 주인공으로 하여 외계의 싸인을 맞딱뜨리는 이야기를 써냈다니 재밌기도 하지만 뭐 파이도 기독교를 믿었으니까. 인상 깊었던 대사만 적고 [싸인] 수다는 줄이기로 한다.
-
전직목사 왈:
        People break down into two groups when they experience something lucky. Group number one sees it as more than luck, more than coincidence. They see it as a sign… evidence that there is someone up there watching out for them. Group number two sees it as just pure luck, a happy turn of chance. 
        I’m sure the people in group number two are looking at those 14 lights in a very suspicious way. For them, the situation isn’t 50-50. Could be bad, could be good. But deep down, they feel that whatever happens, they’re on their own. And that fills them with fear. Yeah, there are those people. But there’s a whole lot of people in the group number one. When they see those 14 lights, they’re looking at a miracle. And deep down, they feel that whatever’s going to happen, there’ll be someone there to help them. And that fills them with hope. 
        See, what you have to ask yourself is, what kind of person are you?
중략하고,
동생: So, which type are you?
목사: Do you feel comforted?
동생: Yeah, I do.
목사: Then what does it matter?
-
        아무리 생각해도 원흉은 [식스센스] 다. 십점짜리 영화를 먼저 내놓으니 구점, 팔점짜리를 만들어도 욕을 먹는다. 애정을 듬뿍 담아 샤말란이 하락세라고는 못 하겠다. [레이디 인 더 워터] 이후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다가 [라스트 에어벤더] 로 어마어마한 혹평을 듣긴 했지만 그 둘 사이에 만들었던 [해프닝] 은 나쁘지 않았고 원안과 각본으로 이름을 올린 [데블] 도 괜찮았다. “It was meant to be.” 라는 대사를 자주 쓰듯 [데블] 까지 이어지는 그의 가치관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고. 사실 [데블] 은 그가 직접 연출해서 다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다만 왜 또 큰 영화를 들고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애프터 어스] 는 보지도 않을 거지만 좋은 얘기는 잘 안들리던데 [빌리지] 처럼 작은 이야기로 다시 돌아줬으면 좋겠다. 언제부턴가 그가 받는 최고의 칭찬은 “나쁘지 않네요.” 더라. 속상해 진짜. T_T 한 마을 안에서, 시골의 집 한 채 안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시 써줬으면 좋겠다. 그 좁은 공간에서도 긴장을 잃지 않게 만드는 잔재주를 다시 부렸으면 좋겠다. 전공분야로 돌아와요. 샤말라늬 이러지 말라늬. T^T
        꼬맹이 때부터 캠코더를 들고 단편영화를 만들었던 발리우드 키드가 헐리우드로 건너왔다. 이대로 집에 갈 순 없잖아요, 그쵸?!
* 캐스팅 하나는 귀신같이 잘 한다. 브루스 윌리스와 와킨 피닉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각각 두 편씩 함께 작업했고, [싸인] 엔 멜 깁슨도 있고. [식스센스] 의 할리 조엘 오스먼트나 [싸인] 의 애비게일 브레슬린 처럼 떡잎부터 알아보기도 했다. [빌리지] 엔 윌리엄 허트는 물론 조연으로 체리 존스, 마이클 피트, 제시 아이젠버그가 포진하고 있고, [레이디 인 워터] 의 폴 지아매티 등등 배우들만 놓고 보면 입이 떡 벌어짐. 샤말란 본인도 자주 출연하고 ㅋㅋㅋㅋㅋㅋㅋ 
* 이름은 또 얼마나 멋있어. 엠 나이트 샤말란. 본인이 지은 가명임.

        샤말란 필모에서 가장 좋아하는 세 편, [식스센스] [싸인] [빌리지] 를 다시 봤다.

        그는 ‘보는 눈’이 있다. 누구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야 재밌는지, 카메라의 눈을 어디에 두어야 더 흥미로워지는지를 안다. 비틀어 볼 줄 아는 눈이 결국 기가 막힌 반전을 만들어 내지만 그의 영화는 마지막 반전을 향해서 내달리는 이야기가 아니다. 초반부가 결말의 소품이 되는 싸구려 구성이 아니다. [식스센스] 가 훌륭한 반전의 힘을 가진다고 해서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로 한줄요약이 되는 이야기였던가.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 아니었다면 그저그런 이야기로 몰락해버리는 허접한 영화였던가. 샤말란은 반전왕이 아니라 이야기꾼이다. 그의 영화에서 반전을 싹 지워내버린들 이야기는 힘을 잃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 제발 샤말란을 얘기할 때 ‘반전’은 그만 끄집어내도록 하자. [애프터 어스] 보고 와서 반전이 없네 어쩌구저쩌구 하지 좀 말자. 제발 쫌!

        난 [빌리지] 가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좋으니까 볼수록 이쁘다. 카메라 워킹 하나하나 조명 하나하나 전부 다 맘에 쏙 든다. 그의 필모에서 가장 우아한 몸짓을 가진 영화이고, 미스터리 드라마로 구분되는 모든 영화로 범위를 넓혀도 이토록 우아한 영화는 찾기 힘들거다. 아이비와 루셔스가 손을 잡는 장면이 두 번 나오는데 마치 두 배우가 춤을 추는 것 같다. 말해 뭐해, 이건 봐야 안다. 와킨 피닉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시고니 위버, 애드리언 브로디 등의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합도 좋고 샤말란과 꾸준히 작업해온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도 유독 좋다. 이 영화에도 역시 반전은 있으나 이야기의 한 갈래 정도로만 다루고 있는 여유도 맘에 들고 모든 캐릭터의 행동에 이유가 있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다. 이게 당연한 것 같아도 이 간단한 규칙 하나 제대로 못 지키는 이야기들이 많거든.

        ’모든 것엔 이유가 있다.’는 [싸인] 의 주제가 되기도 하는데 이 영화는 외계인이 등장하는 미스터리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믿음을 잃었던 목사가 다시 사제복을 입기까지의 신앙의 성장영화다. 최후의 만찬을 차려놓고 죽게 될까봐 무서워 엉엉 우는 목사의 이야기다. 인도 청년이 개신교 목사를 주인공으로 하여 외계의 싸인을 맞딱뜨리는 이야기를 써냈다니 재밌기도 하지만 뭐 파이도 기독교를 믿었으니까. 인상 깊었던 대사만 적고 [싸인] 수다는 줄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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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목사 왈:

        People break down into two groups when they experience something lucky. Group number one sees it as more than luck, more than coincidence. They see it as a sign… evidence that there is someone up there watching out for them. Group number two sees it as just pure luck, a happy turn of chance.

        I’m sure the people in group number two are looking at those 14 lights in a very suspicious way. For them, the situation isn’t 50-50. Could be bad, could be good. But deep down, they feel that whatever happens, they’re on their own. And that fills them with fear. Yeah, there are those people. But there’s a whole lot of people in the group number one. When they see those 14 lights, they’re looking at a miracle. And deep down, they feel that whatever’s going to happen, there’ll be someone there to help them. And that fills them with hope.

        See, what you have to ask yourself is, what kind of person are you?

중략하고,

동생: So, which type are you?

목사: Do you feel comforted?

동생: Yeah, I do.

목사: Then what does it 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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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생각해도 원흉은 [식스센스] 다. 십점짜리 영화를 먼저 내놓으니 구점, 팔점짜리를 만들어도 욕을 먹는다. 애정을 듬뿍 담아 샤말란이 하락세라고는 못 하겠다. [레이디 인 더 워터] 이후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다가 [라스트 에어벤더] 로 어마어마한 혹평을 듣긴 했지만 그 둘 사이에 만들었던 [해프닝] 은 나쁘지 않았고 원안과 각본으로 이름을 올린 [데블] 도 괜찮았다. “It was meant to be.” 라는 대사를 자주 쓰듯 [데블] 까지 이어지는 그의 가치관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고. 사실 [데블] 은 그가 직접 연출해서 다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다만 왜 또 큰 영화를 들고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애프터 어스] 는 보지도 않을 거지만 좋은 얘기는 잘 안들리던데 [빌리지] 처럼 작은 이야기로 다시 돌아줬으면 좋겠다. 언제부턴가 그가 받는 최고의 칭찬은 “나쁘지 않네요.” 더라. 속상해 진짜. T_T 한 마을 안에서, 시골의 집 한 채 안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시 써줬으면 좋겠다. 그 좁은 공간에서도 긴장을 잃지 않게 만드는 잔재주를 다시 부렸으면 좋겠다. 전공분야로 돌아와요. 샤말라늬 이러지 말라늬. T^T

        꼬맹이 때부터 캠코더를 들고 단편영화를 만들었던 발리우드 키드가 헐리우드로 건너왔다. 이대로 집에 갈 순 없잖아요, 그쵸?!

* 캐스팅 하나는 귀신같이 잘 한다. 브루스 윌리스와 와킨 피닉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각각 두 편씩 함께 작업했고, [싸인] 엔 멜 깁슨도 있고. [식스센스] 의 할리 조엘 오스먼트나 [싸인] 의 애비게일 브레슬린 처럼 떡잎부터 알아보기도 했다. [빌리지] 엔 윌리엄 허트는 물론 조연으로 체리 존스, 마이클 피트, 제시 아이젠버그가 포진하고 있고, [레이디 인 워터] 의 폴 지아매티 등등 배우들만 놓고 보면 입이 떡 벌어짐. 샤말란 본인도 자주 출연하고 ㅋㅋㅋㅋㅋㅋㅋ

* 이름은 또 얼마나 멋있어. 엠 나이트 샤말란. 본인이 지은 가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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