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12, 2014

        함께 밤을 보내고 돌아와 아직 네 살냄새가 묻어있는 편지를 열어본다. 이불을 펄럭이다 들어왔을까 나를 만지는 네 손에서 떨어졌을까 편지지 사이에서 네 머리카락 한 가닥이 미끄러져 나왔다. 함께 보낸 시간이 꿈이 아니라 진짜였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나누어 먹은 케익처럼 달콤한 시간을 한 조각 떼어온 것 같아 행복하다. 기분이 너무 좋아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탁탁탁 소리내어 새겨두고 싶어 이리로 달려왔다. 여기에 적어두면 언제쯤 네가 볼까 너무너무 행복해서 소리치고 싶은데 새벽이 깰까 입을 틀어막고 여기에 걸어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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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31, 2014

        보름 더 된 메모를 열었다. 내가 정말로 너의 ‘너’가 된걸까 궁금해하는 마음이 글자 안에 갇혀있다. 거기에 답이라도 하듯, 답안지 내어주듯 너는. 네가 누군가를 기다리며 비워놓은 자리에 내가 들어찼다. 나의 ‘너’가 너인 것처럼 나도 너의 ‘너’가 되었다. 다른 무엇으로 채울 수 없는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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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9, 2013

        이십 팔년 내 삶의 칠 년 쯤 그러니까 내 인생의 사분의 일을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는데 썼다.

        여행에 관한 책을 펴놓고 아무 상관도 없는 문장 어디 쯤을 읽는 중에 갑자기 떠올랐는데 기분이 썩 괜찮다. 어쩐지 내가 멋진 사람이 된 것 같다. 열정적이고 활력 넘치는 사람이 된 것 처럼, 한 번 울어본 적도 없는 사람처럼 웃으면서 이 바보같은 글을 적는다.

        그 때의 나는 세상 가장 즐거운 사람도 되었다가 가장 슬픈 사람도 되었다가 모든 걸 다 가진 사람도 되었다가 다 잃은 사람이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늘 행복했다. 즐거워 행복한 사람이었고 슬프지만 행복한 사람이었고 다 가져서 행복한 사람이었고 다 잃었음에도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래, 그랬었네. 무슨 이유에선지 늘 짧은 아쉬움과 긴 후회가 먼저 찾아와 추억하기를 멈추곤 했었는데 근사하고 귀여웠던 기억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네 인생에서 가장 예뻤던 열 여덟 너를 기억한다. 서투르고 어설펐던 귀여운 스무살 너를 기억한다. 내 인생의 사분의 일이 온통 그들인데 그들 인생의 얼만큼도 나로 가득하겠지. 그들의 열 여덟, 스물을 떠올렸을 때 가장 빛났던 사람은 나일테니. 그거면 됐다. 우리가 다른 곳에서 각자의 한 때를 추억할 때 결국에는 같은 퍼즐을 맞춰야 한다는 것. 서로에게 아무도 아닌 사람이 되었지만 그래도 영영 잊을 수는 없다는 것. 그거면 충분하다. 아, 숨통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이렇게 받아들이는데 너무 오래 걸렸네.

        지독했던 짝꿍사랑과 짝사랑이 몇 년이 지난 어느 새벽에야 비로소 평안을 가져올 줄은…^_^

        또 한 번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야호. 

        자니..? 잘 자! 

        -

        쳇 베이커를 들으면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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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31, 2013

        얼빠진 놈처럼 다니다가 차를 긁었다. 이제 정신을 좀 차려야겠다.

        좀 먹은 마음에 아무리 옷을 껴입어도 시리다. 돈도 없도 사람도 없고 사랑도 없어 텅 빈 자리에 우울이 들어와 앉는다. 나는 또 도망을 결심했다가 남겨지는 것들에 미리 한숨을 쉬며 다시 마음을 거둔다. 딱지가 앉기도 전에 똑같은 생채기가 남는다. 때린 데는 꽃으로 때려도 아프다.

        모르겠고 모르겠고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모든게 부질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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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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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Wes Craven Films 
September 11, 2013

        내가 술을 마셔봐야 얼마나 마신다고 흑흑 고플 때 채워줘야 꿀맛인것을! 가을비가 술을 부르는구나.

        통영에 다녀온 뒤로 머릿속에서 맘 속에서 방방 날뛰던 것들이 제자리 찾아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이다. 일부러 탈탈 털어내야지 바람에 실려보낸 것도 아니고 안주거리로 고민거리 내놓지도 않았는데 그냥 저절로 그렇게 됐다. 잘 놀다 온게 전부인데 좋은 여행이 주는 덤인가봐. 

        고민이란 놈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할 때 처럼 잠깐 고개돌리면 한 발짝 다가와있고 다시 눈 감은 새 또 다른 모습을 하고서 날 잡아먹을 듯 더 가까워진다. 그렇담 그 다음 고개를 돌려 마주할 때 고녀석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인상 팍 쓰고 지지 않는다는걸 보여줘야지 안 그럼 등짝을 후려치고 도망가 버린다니까. 요즘의 고민은 늘 그랬다. 나란히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할 수 있는 놈은 이제 안 오나봐. 나이 먹어 그런가. 리얼리티가 정말 나를 바이트 하려고 그러나. 리얼리티가 노매럴하우하드 바이트해도 나는 내 청춘으로 스케치북을 채우련다. 

        한 고개를 또 넘으니 마음이 편하고 좋다. 얼추 계획을 세웠으니 맞아 들어가게 애써봐야지. 오늘은 누굴 만나 짠 했어도 웃는 얼굴로 재밌는 얘기 많이 나눴을텐데 아쉽다. 이런 날은 취하지도 않았을건데!

        맘에 짐이 없으니까 오히려 나에게 집중하게 된다. 다른사람 궁금하지 않다. 흠 뭐 그건 니가 재미없는 사람이란걸 알게 됐기 때문일지도.    

        맞다 이 얘긴 꼭 해야해. 나 요즘 잘 잔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 찌고 나는 잠이 잘 와! 가끔 낮잠도 자고 그저께는 흙바닥에서도 깜빡 잠이 들었다. 나무 그림자에 몸을 쏙 맞춰 집어 넣고 살랑살랑 나뭇잎이 바람에 춤추는걸 보면서 네 말소리를 듣다가 잠이 들었어. 눈 떠 놓고 깜짝 놀랐지 뭐야. 지붕 뻥 뚫린 곳에서 잠이 들다니.  그치만 오늘은 자기 싫엉 심심심심심.

        나는 혼자 살아야 하는게 맞는데 대체 언제쯤.

        다이앤 크루거의 좌우명은 Nothing comes from nothing. 

        새 필름을 끼우려고 했는데 목요일에도 비가 오려나.

        머리를 싹 비웠으니 공부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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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수다 
September 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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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Music First Aid Kit 
September 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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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Films Adore 
September 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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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iphone5 통영 
August 21, 2013

        가끔 내가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는 때가 있단다.

        미안하단 말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이 한 마디 만큼 상황을 끝내기에 쉬운 말이 또 있을까. 그래서 늘 조심스럽다. 내 미안함이 꼬여버린 지금을 건성으로 싹뚝 끊어내려는 가위처럼 보일까봐, 내 깊은 미안함이 반도 안 전해질까봐, 그래서 더 미안하게 돼 버릴까봐서. 때때로 이런 경우가 있다.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누가 누구에게 미안해져버리는 일이 생긴다. 이건 너에게 하지 않은 얘긴데, 사실은 차라리 내가 미안해지는 쪽이 마음이 편해. 그래서 또 미안.

        짧은 여행을 마치고 뒷정리를 한다. 내새끼 너 누나가 챙긴다고 챙기는데 손이 많이 가. 다음 번 점검 때 교환하려던 미션오일을 채우고 에어컨 향균 필터도 갈았다. 그런다고 김치 냄새 금방 빠지겠느냐만은. 참, 무네 가방으로 쏙 도망갔던 내 썬크림도 찾아와야지.

        고작 1박 2일이었는데 일주일 꽉 채워 뛰어다닌것 같던 신남..때문에 피곤함이 여전하다. 정신없이 놀면 머리가 좀 비워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그 때뿐, 복잡한 생각들이 내 일상 곳곳에 숨어있다가 다음 라운드를 시작한다. 그럼 라운드걸이라도 좀 예뻐야지 하고 상상하는 내 꼬라지를 보니 이게 얼마나 지겨운 고질병인지 한심하다.

        그래서 나는 또 이렇게 사는게 맞나 한참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름만 적어도 책이 묵직해지는 위대한 철학자들도 해답을 내놓질 못했는데 왜 내가. 그래도 가끔은 방향을 찾거나 그것도 아니면 불안함 속에서 꽤 대단한 자기합리화의 방법을 알아내 스스로 위로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아무것도 없다. 깜깜하다. 진짜로 내 인생이 깜깜해서 눈 앞이 이렇게 깜깜한가 겁이 나는 날도 있고 뭐 그렇다. 누굴 붙잡고 난 이래 넌 어때 묻고 싶지도 않고, 넌 앉아만 있어 그 앞에 대고 막 쏟아내고 싶지도 않다. 그냥 어디가서 다 버리고 오고 싶다. 뻥 차 버리고 싶다.

        어떤 노래들은 내가 서랍 깊숙히 꽁꽁 숨겨놓은 사랑하는 마음을 찾아내 미치게한다. 그래서 지금 존재하지도 않는 너를 사랑하느라 아휴 마음이 죽겠다. 너만 빼고 다 밀려온다. 잠겨 죽어도 좋은건 너 하난데.

        이러다 말겠지 뭐. 아무리 무거운 고민도 더 센 바람이 불면 결국 날려 흩어진다. 참는 요령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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